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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생명체 미스터리

07. 외계생명체 미스터리 , 타이탄 — 메탄 바다의 위성, 산소 없는 생명은 가능한가

07. 외계생명체 미스터리 , 타이탄 — 메탄 바다의 위성, 산소 없는 생명은 가능한가

토성의 가장 큰 위성 타이탄(Titan)은 태양계에서 지구를 제외하고 표면에 액체가 있는 유일한 천체다. 그런데 그 액체는 물이 아니다. 액체 메탄과 에탄이다. 온도는 영하 179도. 대기는 질소가 주성분이고 산소는 거의 없다. 지구와 모든 조건이 다른 이 세계에서 생명이 가능한가라는 질문이, 생명의 정의 자체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타이탄은 지름이 약 5,150km로 수성보다도 크다. 두꺼운 대기층이 있어 표면 기압은 지구의 1.5배다. 지구 대기가 질소 78%, 산소 21%로 이루어진 것과 달리, 타이탄 대기는 질소 약 95%, 메탄 약 5%로 이루어져 있다. 표면에는 메탄과 에탄으로 이루어진 호수와 바다가 있으며, 메탄 비가 내리고, 메탄 강이 흘러 메탄 바다로 들어간다.

 

타이탄 표면 — 메탄 호수와 질소 대기를 가진 토성 위성의 상상도

타이탄의 화학 — 복잡하고 풍부한 유기 분자

타이탄은 태양계에서 가장 복잡한 유기 화학이 진행되는 환경 중 하나다. 대기 상층에서 자외선과 우주선이 질소와 메탄 분자를 분해하고 재결합시키면서 다양한 유기 분자들이 만들어진다. 이 분자들이 엉겨 붙어 '톨린(tholin)'이라 불리는 주황색 안개 입자가 만들어지고, 이것이 타이탄 대기를 특유의 주황빛으로 만든다.

카시니 탐사선과 하위헌스 착륙선의 탐사에서 타이탄 대기와 표면에서 수백 종의 유기 분자가 검출됐다. 아크릴로니트릴(acrylonitrile), 프로핀(propyne), 벤젠 등 복잡한 분자들이 포함됐다. 이 중 아크릴로니트릴은 특히 주목받았다. 이론적으로 이 분자가 응집되어 메탄 환경에서 세포막 역할을 하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계산이 2015년 코넬 대학 연구팀에서 발표됐다. 이것을 아조토좀(azotosome)이라 한다.

메탄 기반 생명 가설

지구 생명은 물을 용매로 사용한다. 물이 탁월한 용매인 이유는 높은 쌍극자 모멘트로 다양한 물질을 녹이는 능력과, 넓은 온도 범위에서 액체 상태를 유지하는 특성 때문이다. 그러나 물이 유일한 용매일 이유는 없다.

메탄과 에탄도 액체 상태에서 비극성 분자들을 용해할 수 있다. 지구 생명의 세포막을 이루는 인지질은 물에서 소수성(疏水性) 구조를 만들어 막을 형성한다. 만약 메탄 환경이라면, 반대로 물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메탄을 피하는 구조가 막을 형성할 수 있다는 논리다. 이것이 아조토좀 가설의 핵심이다.

이 가설에 따른 타이탄 생명은 메탄을 흡수하고, 아세틸렌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며, 수소를 배출하는 방식으로 대사할 수 있다고 제안된다. 흥미롭게도 카시니는 타이탄 대기 하층에서 아세틸렌과 수소 농도가 예상보다 낮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것이 생물학적 소비를 의미하는지, 아니면 화학적 반응으로 설명되는지는 아직 결론이 없다.

 

타이탄 생명 가설 — 메탄 용매에서 아조토좀 세포막 구조를 형성하는 개념도

타이탄의 한계 — 왜 어려운가

타이탄 생명 가설에는 심각한 제약이 있다. 첫 번째는 온도다. 영하 179도에서 화학 반응 속도는 극도로 느려진다. 지구 생명의 대사 과정은 실온에서 효소에 의해 빠르게 진행된다. 타이탄의 온도에서 동일한 반응이 일어나려면 훨씬 다른 화학 시스템이 필요하다.

두 번째는 에너지다. 타이탄은 태양에서 멀리 있어 받는 태양 에너지가 지구의 약 1/100에 불과하다. 광합성이 작동하기 어렵다. 에너지 공급 방식이 지구 생명과 근본적으로 달라야 한다.

그럼에도 타이탄이 흥미로운 이유는 이런 제약이 생명의 불가능을 증명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구의 극한 생물들이 보여주듯, 생명은 예상을 벗어나는 방식으로 환경에 적응하는 능력을 보여왔다.

드래곤플라이 — 타이탄 탐사의 다음 단계

NASA는 2034년 도착을 목표로 드래곤플라이(Dragonfly) 탐사 임무를 추진하고 있다. 드래곤플라이는 타이탄의 두꺼운 대기를 이용해 쿼드콥터 드론처럼 비행하는 방식의 탐사선이다. 수십 킬로미터를 비행하며 여러 지점의 표면 시료를 채취하고 화학 조성을 분석한다.

탐사 목표 중 하나는 타이탄 표면의 유기 화학 복잡도를 파악하는 것이다. 생명과 연관된 특정 분자 패턴이 있는지, 아니면 순수하게 비생물학적 화학 반응만 진행되고 있는지를 구분하는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드래곤플라이 탐사선 — 타이탄 표면을 비행하며 유기물 시료를 채취하는 쿼드콥터 드론

마무리

타이탄은 물 기반 생명이 아닌, 완전히 다른 화학 시스템에서 생명이 가능한지를 묻는 실험실 같은 장소다. 현재로서는 가설 수준이지만, 드래곤플라이가 타이탄 표면의 화학 조성을 분석한다면 이 가설이 어떤 근거를 얻거나 반박될 것이다.

다음 편에서는 생명이 어디서 시작됐는지의 문제로 돌아온다. 지구 생명의 기원으로 오랫동안 받아들여졌던 '따뜻한 수프' 가설이 왜 심해 열수구 가설로 대체됐는지, 그리고 이것이 외계 생명 탐색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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