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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생명체 미스터리

11. 외계생명체 미스터리 , SETI와 와우! 신호 — 인류는 외계 지적 생명체의 신호를 받은 적이 있는가

11. 외계생명체 미스터리 , SETI와 와우! 신호 — 인류는 외계 지적 생명체의 신호를 받은 적이 있는가

1977년 8월 15일,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학의 빅 이어(Big Ear) 전파 망원경이 72초 동안 이례적인 강도의 전파 신호를 포착했다. 천문학자 제리 에만(Jerry Ehman)이 출력 데이터를 검토하다 이 신호 옆에 "Wow!"라고 메모를 남겼다. 이것이 와우! 신호(Wow! signal)다. 47년이 지난 지금도 이 신호의 정체는 확인되지 않았으며, 같은 신호는 다시 포착된 적이 없다.

SETI(Search for Extraterrestrial Intelligence)는 외계 지적 생명체가 보낼 수 있는 신호를 탐색하는 과학 프로그램이다. 생물학적 생명이 아니라 기술 문명이 만든 신호, 즉 테크노시그니처(technosignature)를 찾는 것이 목표다. 1960년부터 시작된 SETI 탐색은 현재까지 확정적인 외계 신호를 찾지 못했다. 그럼에도 이 탐색이 계속되는 이유가 있다.

 

SETI의 시작 — 왜 전파인가

프랭크 드레이크(Frank Drake)는 1960년 오즈마 프로젝트(Project Ozma)에서 처음으로 체계적인 외계 신호 탐색을 시작했다. 드레이크는 두 별을 향해 전파 망원경을 겨누고 수백 시간 동안 신호를 기다렸다. 외계 신호를 받지 못했지만, 이것이 현대 SETI의 출발점이 됐다.

왜 전파인가. 전파는 빛의 속도로 이동하고, 성간 물질을 통과할 때 손실이 적으며, 광대한 우주 거리를 넘어 전달될 수 있다. 기술 문명이 서로 통신하려 한다면 전파를 사용할 것이라는 가정에서 출발한다. 특히 1420MHz, 즉 수소 원자가 방출하는 고유 주파수(수소선, 21cm 파장)가 주목받았다. 수소는 우주에서 가장 흔한 원소이며, 기술 문명이라면 이 주파수를 알고 있을 것이고, 통신을 시도한다면 이 특별한 주파수를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논리다.

와우! 신호 — 무엇이 특별했는가

1977년의 와우! 신호는 SETI가 찾던 특성을 여러 개 갖추고 있었다. 주파수가 1420MHz 수소선 근처였고, 신호 강도가 배경 잡음보다 30배 이상 강했으며, 신호의 형태가 하늘의 한 점에서 오는 것처럼 보이는 좁은 대역이었다. 72초의 지속 시간은 빅 이어 망원경의 시야가 하늘을 가로지르는 시간과 일치했다. 신호가 진짜라면, 그것은 우주의 고정된 한 점에서 오고 있었다는 뜻이다.

에만은 이것이 지구 기원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해 "Wow!"라고 메모했다. 당시의 흥분이 이해되는 이유다. 그러나 신호는 그 이후로 같은 방향에서 다시 포착된 적이 없다. 수십 년간 빅 이어와 다른 망원경들이 같은 방향을 수백, 수천 시간 관측했지만 와우! 신호와 유사한 것은 나타나지 않았다.

단 한 번만 나타났다는 것이 이 신호의 핵심 문제다. 과학적 검증은 재현 가능성을 전제로 한다. 한 번의 사건은 오류, 잡음, 지상 간섭, 자연 현상 등 다양한 비외계적 원인으로 설명될 수 있다.

 

와우! 신호의 대안 설명들

와우! 신호의 정체에 대한 여러 가설이 제안됐다. 자연 천체에서 오는 일시적 전파 방출, 위성이나 지상 송신기의 간섭, 혜성의 수소 구름에서 반사된 신호 등이다. 2017년 한 연구팀은 두 혜성의 수소 코마(coma)가 와우! 신호 방향에 있었다고 제안했지만, 이 설명에 대한 반박도 있다.

현재까지 와우! 신호에 대한 단일하고 확정적인 설명은 없다. 외계 기원이 확인된 것도, 완전히 배제된 것도 아니다. 이 불확정성이 47년째 이어지고 있다.

현재 SETI — 어떻게 진화했는가

와우! 신호 이후 SETI는 더 넓어지고 정밀해졌다. 1984년 설립된 SETI 연구소(SETI Institute)가 체계적인 탐색을 이어오고 있다. 앨런 망원경 배열(Allen Telescope Array)이 현재 운용 중이다.

2016년에는 러시아 망원경이 HD 164 922 방향에서 강한 신호를 포착했다는 보고가 있었지만, 이것도 이후 위성 간섭으로 설명됐다. 2020년에는 호주 파크스 망원경이 프록시마 센타우리 방향에서 신호를 포착해 주목받았지만, 이것 역시 지상 무선 간섭 주파수로 결론이 났다.

탐색 방법도 전파에서 레이저 신호(광학 SETI), 테크노시그니처(기술 문명이 만든 천문학적 이상 현상 탐색) 등으로 확장됐다. 다이슨 구(Dyson sphere)처럼 항성 에너지를 대규모로 활용하는 문명의 열 신호를 탐색하는 프로젝트도 있다.

 

마무리

와우! 신호는 외계 신호의 증거가 아니다. 그러나 인류가 수십 년간 광대한 우주의 침묵 속에서 귀를 기울여왔고, 단 한 번 뭔가를 들은 것처럼 느꼈다는 사건은 그 자체로 외계생명체 탐색의 상징이 됐다. 왜 우주는 이토록 조용한가라는 질문이 다음 편의 주제다.

다음 편에서는 페르미 역설을 다룬다. 우주에 외계 문명이 있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음에도 아무 신호도 받지 못하는 이 역설이 제기하는 질문들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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