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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생명체 미스터리

10. 외계생명체 미스터리 , 화성에 과거 생명이 있었는가 — 적색 행성의 잃어버린 바다

10. 외계생명체 미스터리 , 화성에 과거 생명이 있었는가 — 적색 행성의 잃어버린 바다

오늘날 화성은 대기가 극도로 희박하고, 표면에 액체 물이 존재할 수 없으며, 강한 자외선에 노출된 차갑고 건조한 행성이다. 그러나 약 35억~40억 년 전의 화성은 달랐다. 강이 흐른 흔적, 삼각주 퇴적층, 호수와 바다의 지형이 현재 화성 표면에 뚜렷하게 남아 있다. 과거의 화성에 액체 물이 있었다면, 생명이 존재했을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그 흔적이 지금도 암석 속에 남아 있을 수 있다.

화성 생명체 탐색은 현재 진행 중인 탐사 임무의 핵심 목표다. 퍼서비어런스(Perseverance) 로버가 2021년부터 화성 예제로 크레이터(Jezero Crater) 일대를 탐사하고 있다. 이 크레이터는 과거 호수가 있었던 곳으로, 삼각주 퇴적층이 선명하게 남아 있다.

 

화성 예제로 크레이터 — 고대 호수와 삼각주 퇴적층이 남아있는 퍼서비어런스 탐사 지역

화성에 바다가 있었다는 증거

화성에 과거 액체 물이 존재했다는 증거는 여러 방향에서 왔다.

지형적 증거가 가장 직관적이다. 화성 북반구의 저지대 전체가 고대 바다였다는 가설이 있을 만큼, 화성 표면에는 침식된 강의 흔적, 삼각주, 해안선으로 보이는 지형이 광범위하게 분포한다. 발레리스 마리네리스(Valles Marineris)는 길이 4,000km의 거대한 협곡으로, 물의 흐름이 관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광물학적 증거도 있다. 화성 탐사선들이 점토 광물(필로실리케이트), 황산염, 탄산염 등 물이 있는 환경에서 형성되는 광물들을 광범위하게 확인했다. 이 광물들은 물과의 반응 없이는 만들어지지 않는다.

화성 기상 데이터에서도 고대 대기가 현재보다 훨씬 두꺼웠다는 증거가 있다. 두꺼운 대기는 온실 효과를 통해 표면 온도를 높여 액체 물을 유지할 수 있었다. 화성의 대기가 언제, 왜 얇아졌는지가 중요한 문제다.

화성 대기는 왜 사라졌는가

화성이 현재처럼 대기가 희박해진 원인으로 자기장 소실이 꼽힌다. 지구는 내부의 액체 철 핵이 회전하며 자기장을 만들고, 이 자기장이 태양풍을 차단해 대기를 보호한다. 화성은 약 40억 년 전 내부가 식으면서 핵의 대류가 멈추고 전지구적 자기장이 사라진 것으로 추정된다.

자기장 없는 화성 대기는 태양풍의 직접적인 충격을 받기 시작했다. 태양풍의 입자들이 대기 분자를 우주로 빼내는 과정이 수십억 년에 걸쳐 진행됐다. NASA의 MAVEN(Mars Atmosphere and Volatile EvolutioN) 탐사선이 이 현재진행형 대기 소실 과정을 직접 측정했다. 현재도 화성은 하루에 약 100그램의 대기를 잃고 있다.

대기 소실과 함께 온실 효과가 약화되고, 표면 온도가 낮아지면서 액체 물이 사라졌다. 물은 얼음으로 극지방에 일부 남아 있고, 지하에도 얼음층이 있다.

 

화성 자기장 소실과 대기 소실 — 태양풍에 의해 대기가 박탈되는 과정

현재 탐사 — 퍼서비어런스와 시료 귀환 계획

퍼서비어런스 로버는 예제로 크레이터에서 암석 시료를 채취해 봉인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 시료들은 화성 시료 귀환(Mars Sample Return) 임무를 통해 지구로 가져올 계획이다. 지구 실험실에서 분석하면 탐사 로버가 직접 수행하는 분석보다 훨씬 정밀하게 생명의 흔적인 생화학적 지표를 확인할 수 있다.

퍼서비어런스는 이미 예제로 크레이터의 삼각주 퇴적층에서 복잡한 유기 분자를 포함한 것으로 추정되는 암석들을 여러 차례 확인했다. 그러나 이것이 생물학적 기원인지 비생물학적 기원인지는 지구로 시료를 가져오기 전에는 확정하기 어렵다.

화성 지하에 현재도 액체 물이 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2018년 유럽우주국의 화성 익스프레스 탐사선이 레이더 데이터에서 화성 남극 빙원 아래 약 20km 깊이에 액체 물로 보이는 반사 신호를 발견했다고 보고했다. 이것이 실제 액체 물인지, 아니면 얼음이나 다른 물질의 신호인지에 대한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ALH84001 — 화성 생명체 논쟁의 기폭제

1996년 NASA는 화성에서 온 운석 ALH84001에서 생명의 흔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구조들을 발견했다고 발표해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극소형 화석처럼 보이는 구조, 유기 분자, 특이한 탄산염 광물이 근거로 제시됐다.

그러나 이후 연구에서 이 특징들이 비생물학적 과정으로도 설명된다는 반박이 제기됐다. 현재 ALH84001의 특징들이 생명의 증거라는 주장은 주류 과학계에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그러나 이 논쟁이 화성 생명체 탐색을 과학 의제로 끌어올린 역사적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화성 시료 귀환 계획 — 퍼서비어런스가 채취한 시료를 지구로 가져오는 임무 개요

마무리

화성은 과거에 생명이 가능했던 환경을 가졌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탐사 데이터가 보여주는 내용이다. 생명이 실제로 있었는지는 아직 모른다. 퍼서비어런스가 수집하는 시료들이 지구로 돌아오면, 그 질문에 처음으로 실험실 수준의 답을 찾을 수 있게 될 것이다.

다음 편에서는 태양계 밖으로 시선을 돌린다. SETI, 즉 외계 지적 생명체 탐색의 역사와, 1977년 전파 망원경이 포착한 수수께끼의 신호 와우!를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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