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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흑물질 미스터리

01. 암흑물질 미스터리 , 은하는 왜 예상보다 빨리 도는가 — 베라 루빈과 암흑물질의 발견

은하 회전 곡선과 암흑물질 — 베라 루빈이 발견한 우주의 공백

태양계에서 바깥쪽 행성일수록 느리게 공전한다는 사실은 오래전부터 알려져 있었다. 이것이 케플러의 제3법칙이고, 지금껏 한 번도 어긋난 적이 없는 규칙이었다. 그런데 1970년대 천문학자 베라 루빈은 이 법칙을 은하 전체에 적용했을 때 전혀 다른 결과를 마주했다. 은하 바깥쪽 별들은 느려지지 않았다. 은하 회전 곡선은 예상과 달리 평탄했다.

암흑물질이란 전자기파로는 관측되지 않지만 중력을 통해 존재가 간접 확인되는 미지의 물질이다. 빛을 내거나 흡수하지 않아 망원경으로는 직접 볼 수 없으며, 현재 우주 전체 에너지-질량의 약 27%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은하 회전 곡선의 이상 현상은 이 암흑물질의 존재를 처음으로 강하게 시사한 관측 증거였다.

베라 루빈이 이 결과를 발표했을 때 학계의 반응은 냉담했다. 그러나 이후 수십 년의 추가 관측이 같은 방향을 가리키면서, 보이지 않는 물질이 은하를 감싸고 있다는 가설은 현대 우주론의 핵심 전제가 되었다.

암흑물질 은하 회전 곡선 — 케플러 기대값(하강)과 실제 관측값(평탄) 비교 그래프

은하 회전 곡선이 케플러 법칙과 다른 이유

케플러의 제3법칙을 단순하게 표현하면 이렇다. 중심 질량에서 멀수록 공전 속도가 느려진다. 태양계에서 이것은 정밀하게 성립한다. 지구는 초속 약 30km로 공전하고, 해왕성은 초속 약 5km다. 태양과의 거리가 약 30배 멀어지면 속도는 약 6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다. 이 관계는 태양계의 질량 대부분이 태양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성립한다.

은하도 같은 구조를 가질 것이라는 예측은 자연스러웠다. 은하 중심부에는 별들이 밀집해 있고 대부분의 질량이 거기에 있으므로, 바깥으로 갈수록 중력이 약해지고 공전 속도도 감소해야 한다. 은하 외곽의 별들은 중심에서 멀리 떨어진 해왕성처럼 천천히 움직여야 한다.

그런데 실제로 관측된 나선 은하들의 회전 곡선은 이 예측과 전혀 달랐다. 외곽으로 갈수록 속도가 줄어드는 대신 거의 일정하게 유지되었다. 그래프로 그리면 하강 곡선 대신 평탄한 선이 나왔다. 이것이 이른바 '평탄한 회전 곡선' 문제다. 은하 안에 관측 가능한 질량만으로는 이 속도를 유지할 수 없었다. 어딘가에 보이지 않는 질량이 더 있어야 했다.

이 불일치는 측정 오류가 아니었다. 수십 개, 나중에는 수백 개의 은하에서 같은 패턴이 반복되었다. 은하 회전 곡선의 평탄함은 예외가 아니라 규칙이었다.

베라 루빈 천문학자 — 1970년대 나선 은하 회전 곡선 관측 연구

베라 루빈은 왜 그토록 오래 무시당했는가

베라 루빈은 1960년대 말부터 나선 은하들의 회전 속도를 체계적으로 측정하기 시작했다. 당시 사용한 방법은 도플러 효과였다. 빛의 파장 변화를 이용하면 별이나 가스가 얼마나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지 계산할 수 있다. 은하 원판의 여러 위치에서 이 측정을 반복하면 거리별 회전 속도를 지도처럼 그릴 수 있었다.

루빈이 안드로메다 은하와 다른 나선 은하들을 분석한 결과는 일관됐다. 어느 은하에서나 외곽부의 속도는 떨어지지 않았다. 이 결과를 학회에 발표했을 때 반응은 대체로 회의적이었다. 기존의 물리학 법칙과 충돌하는 결과였고, 당시 천문학계에서 여성 연구자의 위치는 아직 주변부에 가까웠다. 그의 결과를 우주론의 근본적인 문제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같은 시기 프리츠 츠비키는 이미 1930년대에 은하단 안의 별들이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움직인다는 관측을 발표한 바 있었다. 그는 당시 이것을 설명하기 위해 '잃어버린 질량' 개념을 제안했지만 수십 년간 주목받지 못했다. 루빈의 연구는 이 오래된 이상 현상이 다시 부각되는 계기가 되었다.

루빈은 측정을 멈추지 않았다. 1978년까지 그가 분석한 나선 은하는 수십 개를 넘었고, 평탄한 회전 곡선은 예외 없이 반복되었다. 이쯤 되자 이것을 통계적 오류나 개별 은하의 특수한 사정으로 설명하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루빈의 연구는 천천히 학계에서 받아들여지기 시작했고, 1980년대에 이르러 암흑물질 가설은 천문학계의 주류 논의로 진입했다.

암흑물질 헤일로 가설은 어떻게 회전 곡선 이상을 설명하는가

평탄한 회전 곡선을 설명하는 가장 단순한 방법은 은하 안에 보이지 않는 질량이 더 있다는 것이다. 관측 가능한 별과 가스 외에, 빛을 내지 않는 물질이 은하를 훨씬 큰 구체 형태로 감싸고 있다면 외곽 별들이 그 중력을 받아 속도를 유지할 수 있다.

이 가상의 구체를 암흑물질 헤일로라고 부른다. 현재 이론에 따르면 은하의 암흑물질 헤일로는 빛나는 원판보다 훨씬 넓게 퍼져 있으며, 질량 측면에서도 눈에 보이는 부분을 압도한다. 우리 은하의 경우 별과 가스로 이루어진 원판의 지름은 약 10만 광년이지만, 암흑물질 헤일로는 그보다 훨씬 넓은 영역에 걸쳐 있다고 추정된다.

헤일로 안의 질량 분포를 적절하게 설정하면 평탄한 회전 곡선을 수학적으로 재현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암흑물질 헤일로 가설은 관측 데이터와 일치하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것이 유일한 설명은 아니었다. 1983년 물리학자 모르데하이 밀그롬은 수정 뉴턴 중력학(MOND)을 제안했다. 이 이론은 암흑물질을 가정하는 대신, 가속도가 매우 작은 영역에서 중력이 표준 뉴턴 법칙과 다르게 작동한다고 본다. MOND는 은하 회전 곡선을 꽤 잘 설명하지만, 은하단 규모의 현상이나 우주 배경 복사 데이터를 설명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현재까지 평가된다. 두 이론 중 어느 쪽이 더 근본적인 진실에 가까운지는 여전히 논의 중이다.

암흑물질 헤일로 — 나선 은하를 감싸는 보이지 않는 구체 구조 개념도

마무리

베라 루빈이 관측한 평탄한 회전 곡선은 단순한 측정 이상의 의미를 가졌다. 그것은 우리가 보는 우주가 전부가 아닐 수 있다는 신호였다. 별빛이 닿지 않는 곳에 무언가가 있고, 그것이 은하의 구조를 지탱하고 있다는 가능성이었다.

암흑물질은 우주 전체 에너지-질량의 약 27%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이 수치는 간접 증거에서 나온 추정일 뿐, 암흑물질 입자가 실험실에서 직접 검출된 사례는 아직 없다. 은하 회전 곡선은 그 존재를 처음으로 강하게 암시했지만, 암흑물질의 정체가 무엇인지는 아직 열린 질문이다.

이 시리즈는 그 질문을 따라간다. 다음 편에서는 암흑물질의 존재를 지지하는 가장 강력한 관측 증거 중 하나로 꼽히는 총알 성단을 살펴본다.

 

▶ 다음 글: 총알 성단 — 보이지 않는 물질의 가장 강력한 증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