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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흑물질 미스터리

12. 암흑물질 미스터리 , 암흑물질의 정체는 결국 밝혀질 수 있는가 — 탐색의 미래

암흑물질 탐색의 미래 — 정체는 결국 밝혀질 수 있는가

암흑물질은 우주 에너지-질량의 약 27%를 차지한다. 그것이 무엇인지 아직 모른다. 수십 년의 탐색이 이어졌고 수십억 달러가 투입됐지만 직접적인 검출은 없었다. 그렇다면 암흑물질의 정체는 결국 밝혀질 수 있는가.

암흑물질 탐색이란 암흑물질 입자를 직접 검출하거나 그 성질을 간접적으로 좁혀가는 실험과 관측의 총체다. 현재 세 방향이 동시에 진행된다. 지하 실험실의 직접 검출, 우주 망원경을 이용한 간접 관측, 가속기를 이용한 생성 탐색이다. 어느 방향에서 돌파구가 열릴지 아직 알 수 없다.

답은 단순하지 않다. 실험 감도는 계속 향상되고 있고 새로운 접근 방법들이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론적으로는 암흑물질의 성질이 어떤 현재의 실험으로도 포착하기 어려운 방향에 있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차세대 암흑물질 탐색 실험들 — 지하 검출기, 우주 망원경, 가속기 복합 이미지

차세대 직접 검출 실험들 — 중성미자 바닥까지의 탐색

직접 검출 실험들은 감도를 계속 높이고 있다. 현재 가장 민감한 실험인 LZ(LUX-ZEPLIN)와 XENONnT는 각각 약 10톤과 8.6톤의 액체 제논을 활성 영역으로 사용하며, 이전 세대 실험보다 훨씬 넓은 WIMP 파라미터 공간을 탐색하고 있다. 두 실험 모두 아직 유의미한 신호를 검출하지 못했지만, 탐색 가능 영역은 계속 좁아지고 있다.

다음 단계로 제안된 DARWIN(또는 XLZD 컨소시엄) 실험은 수십 톤 규모의 제논을 사용할 계획이다. 이 감도 수준에서는 이른바 '중성미자 바닥(neutrino floor)'에 도달한다. 태양과 대기에서 오는 중성미자들이 원자핵을 건드려 만드는 신호가 WIMP 신호와 구분하기 어려워지는 수준이다. 중성미자 바닥 이하를 탐색하려면 방향 감지 기능을 갖춘 전혀 새로운 기술이 필요하다.

중성미자 바닥까지 탐색한 뒤에도 WIMP를 찾지 못한다면, WIMP 가설이 이론적으로 가장 자연스러운 파라미터 영역 전체에서 배제되는 것이다. 이것은 WIMPs가 완전히 불가능해진다는 뜻이 아니라, 가장 단순한 WIMP 시나리오가 더 이상 지지받기 어려워진다는 의미다.

암흑물질 탐색에서 우주론적 관측의 역할 — 루빈 천문대와 CMB-S4

입자 검출 실험만이 유일한 방법이 아니다. 우주 자체가 암흑물질 탐색기다. 특히 암흑물질이 WIMPs처럼 약하게 상호작용하지 않거나, 액시온처럼 특수한 방법으로만 탐색 가능하거나, 또는 완전히 예상치 못한 성질을 가질 경우 우주론적 탐색이 더 유리할 수 있다.

루빈 천문대(Vera C. Rubin Observatory, LSST)는 10년에 걸쳐 수백억 개 은하의 위치와 형태를 관측한다. 이 데이터로 약한 중력렌즈를 이용한 암흑물질 지도가 크게 정밀해진다. 암흑물질의 자기 상호작용 강도, 따뜻한 암흑물질 후보의 가능성, 소규모 구조 문제의 실체 등을 검증하는 데 결정적인 데이터를 제공할 것이다.

CMB-S4는 다음 세대 우주 마이크로파 배경 복사 관측 실험이다. CMB의 초미세 패턴에는 초기 우주에서 암흑물질이 남긴 흔적이 담겨 있다. 더 정밀한 측정은 암흑물질의 질량 범위와 상호작용에 더 강한 제약을 줄 것이다.

유클리드(Euclid) 우주 망원경은 2023년 발사되어 운영 중이다. 수십억 개 은하의 분포를 지도화하며 우주 구조 형성에서 암흑물질의 역할을 검증한다. 앞서 언급한 S8 파라미터 불일치 문제도 유클리드의 데이터로 명확해질 것이다.

 

루빈 천문대 — 10년 하늘 탐사로 수백억 개 은하의 암흑물질 지도 제작

원천적으로 검출이 어려울 가능성 — 암흑물질 탐색의 한계

찾지 못한다는 것이 반드시 없다는 뜻은 아니다. 그러나 이론적으로 검출이 극히 어렵거나 사실상 불가능한 암흑물질이 있을 수 있다.

만약 암흑물질이 중력으로만 상호작용하고 다른 모든 힘에서 완전히 분리되어 있다면, 어떤 지상 검출기로도 포착할 수 없다. 이런 암흑물질은 중력을 통한 우주론적 관측으로만 그 분포와 역할을 간접 파악할 수 있을 뿐, 입자의 정체를 직접 밝히는 것은 불가능하다.

또 다른 가능성은 암흑물질의 질량이나 상호작용이 현재의 실험들이 탐색하는 범위 밖에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원시 블랙홀(primordial black holes)이 암흑물질의 전부 또는 일부라면, 입자 탐색 방법 자체가 맞지 않는다. 이 경우 중력파 관측이나 마이크로렌즈 이벤트가 탐색 수단이 된다.

이것이 과학의 실패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중성미자가 처음 제안됐을 때 검출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었다. 결국 약 26년이 지나 검출됐다. 어떤 문제가 검출 가능한지는 그것을 찾기 전에 항상 알 수 없다.

 

암흑물질 탐색 미래 — 지하 검출기, 우주 망원경, 중력파 관측 동시 접근

마무리

암흑물질 탐색은 단일한 실험이 아니다. 지하에서, 우주에서, 가속기에서 동시에 진행되는 탐색들이 서로 다른 파라미터 공간을 좁혀가고 있다. 어느 방향에서 먼저 답이 나올지는 알 수 없다.

이 탐색이 100%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다. 그러나 배제되는 가설도, 좁아지는 가능성도 모두 지식의 진전이다. 암흑물질의 정체가 밝혀지는 날, 그것이 우주론과 입자물리학 전체를 어떻게 바꿀지는 지금 상상하기도 어렵다.

다음 편에서는 탐색 방법 자체가 다른 후보를 살펴본다. X선 망원경이 암흑물질 탐색기가 될 수 있다는 아이디어, 스테릴 중성미자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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