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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흑물질 미스터리

14. 암흑물질 미스터리 , 암흑은하는 존재하는가 — 암흑물질만으로 이루어진 천체

암흑은하는 존재하는가 — 암흑물질만으로 이루어진 천체

별이 거의 없고 암흑물질만 가득한 은하가 있다면, 우리는 그것을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암흑은하(dark galaxy)란 별이 거의 없거나 전혀 없어 빛으로는 거의 보이지 않지만 암흑물질 헤일로를 가지는 천체를 말한다. 이 개념은 이론적으로 가능하지만 직접 확인하기 매우 어렵다.

최근 천문학은 이 질문에 두 방향에서 접근하게 하는 천체들을 발견했다. 하나는 별이 극히 적음에도 거대한 암흑물질 헤일로에 감싸인 초저밀도 은하고, 다른 하나는 반대로 암흑물질이 거의 없는 은하다. 두 극단이 같은 우주 안에 공존한다.

이 발견들은 은하 형성에 대한 표준 이론이 더 복잡한 설명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암흑물질이 은하 형성의 필수 조건인지, 그리고 별 없이 암흑물질만으로 이루어진 진정한 암흑은하가 존재하는지는 여전히 열린 문제다.

 

초저밀도 은하 Dragonfly 44 — 별빛이 거의 없는 유령 같은 암흑물질 지배 은하

Dragonfly 44 — 질량의 99.99%가 암흑물질인 은하

2016년 드래건플라이 망원경 팀은 머리털자리 은하단에서 Dragonfly 44를 발견했다. 이 은하는 별빛으로 보면 우리 은하와 크기가 비슷하지만 별의 수는 수천 배 적다. 사실상 빛이 거의 없는 유령 같은 천체다.

별들의 속도 분산을 측정하고 역학 질량을 계산했을 때, 이 은하의 총 질량은 별에서 나오는 것보다 훨씬 컸다. 추정에 따르면 Dragonfly 44의 질량 중 약 99.99%가 암흑물질이고 가시 물질은 약 0.01% 수준이다.

이러한 천체를 초저밀도 은하(Ultra-Diffuse Galaxy, UDG)라고 한다. 이후 수백 개의 UDG가 발견됐다. 이것들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별 형성이 매우 초기에 멈췄거나, 초신성 폭발이 가스를 전부 날려버렸거나, 다른 은하와의 조석 상호작용으로 별을 잃었을 수 있다. 또는 그 반대로 암흑물질 헤일로가 아예 별 형성을 억제하는 환경이었을 가능성도 있다.

더 극단적인 가능성도 있다. 별 형성이 아예 시작되지 않은 순수한 암흑물질 헤일로, 즉 완전한 암흑은하가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을 확인하려면 별빛 없이 중력 효과만으로 그 존재를 포착해야 한다. 기술적으로 가능한지는 여전히 탐색 중이다.

NGC 1052-DF2 — 암흑물질이 거의 없는 은하의 당혹스러운 발견

반대쪽 극단이 더 당혹스럽다. 2018년 밴 도쿰(van Dokkum) 연구팀은 NGC 1052-DF2를 발표했다. 이 은하 역시 초저밀도 은하의 일종이지만, 결정적인 차이가 있었다.

이 은하의 구상성단들이 움직이는 속도를 측정했을 때 속도 분산이 일반 은하에 비해 매우 작았다. 속도 분산이 작다는 것은 내부의 총 질량이 적다는 뜻이다. 계산 결과 NGC 1052-DF2의 질량은 거의 전부가 별에서 나왔다. 암흑물질의 양이 표준적인 은하보다 수백~수천 배 적었다.

이것은 암흑물질 이론에 어렵고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암흑물질 없이 은하가 만들어지고 유지될 수 있는가. 암흑물질은 은하 형성의 필수 조건인가. 표준 CDM 모델에서는 은하가 암흑물질 헤일로 안에서 만들어진다고 본다. 암흑물질이 없는 은하는 이 틀을 설명하기 어렵다.

이후 이 은하에 대한 해석이 엇갈렸다. 거리 추정이 잘못됐다는 반박도 있었다. 조석 상호작용으로 암흑물질이 뜯겨나갔을 수 있다는 가설, NGC 1052라는 거대 은하의 중력이 관련됐다는 주장도 나왔다. 비슷하게 암흑물질이 결핍된 은하들이 추가로 발견되면서 이것이 예외적인 단일 사례가 아닐 수 있다는 인식이 생겼다.

 

NGC 1052-DF2 — 암흑물질이 거의 없는 초저밀도 은하와 일반 은하 비교

두 극단이 암흑물질 이론에 던지는 질문

암흑물질 99.99%의 은하와 암흑물질 0%에 가까운 은하. 이 두 극단이 같은 우주에 공존한다는 사실은 암흑물질 이론에 무엇을 의미하는가.

표준 CDM 모델은 은하가 암흑물질 헤일로 안에서 만들어진다고 본다. Dragonfly 44 같은 UDG는 암흑물질이 많지만 별이 적은 극단이다. 이것은 별 형성이 억제된 헤일로가 존재할 수 있다는 것으로 CDM과 크게 충돌하지 않는다.

그러나 암흑물질이 결핍된 은하는 다른 문제다. CDM에서는 은하가 만들어지려면 암흑물질 헤일로가 먼저 있어야 한다. 암흑물질 헤일로 없이 어떻게 은하가 만들어지고 유지되는가. 하나의 이론이 두 극단을 모두 설명해야 한다.

한 가지 제안은 암흑물질이 결핍된 은하들이 더 큰 은하와의 중력 상호작용으로 암흑물질을 빼앗겼다는 것이다. 조석 박리(tidal stripping)가 일어나면 헤일로의 바깥쪽 부분, 즉 암흑물질이 먼저 제거될 수 있다. NGC 1052-DF2와 DF4 같은 은하들이 NGC 1052 근처에 있다는 점이 이 가설을 지지한다.

그러나 이것이 완전한 설명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더 많은 사례 연구와 상세한 측정이 필요하다.

 

초저밀도 은하 분포 — 머리털자리 은하단의 UDG들

마무리

암흑물질이 넘치는 은하와 없는 은하가 공존한다. 이것은 우주에 단일한 은하 형성 경로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표준 CDM 모델은 대규모 구조를 잘 설명하지만 이 두 극단을 동시에 깔끔하게 설명하는 것은 쉽지 않다. 더 많은 사례와 상세한 측정이 이어지면서 어떤 설명이 두 극단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지가 점점 명확해질 것이다.

마지막 편에서는 시각을 더 넓혀 우주론 전체를 흔드는 문제로 간다. 두 가지 독립적인 방법으로 우주 팽창률을 측정했을 때 나오는 값이 다르다는 허블 텐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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