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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브리아기 미스터리

10. 캄브리아기 미스터리 , 육상 진출 — 바다에서 땅으로 올라온 최초의 생명들

10. 캄브리아기 미스터리 , 육상 진출 — 바다에서 땅으로 올라온 최초의 생명들

지구 생명의 역사에서 캄브리아기 대폭발 이후 또 하나의 결정적인 전환점은 생명의 육상 진출이다. 약 5억 년 동안 생명은 바다에만 존재했다. 육지는 생명이 없는 바위와 모래의 세계였다. 그러다 약 5억 년 전부터 시작된 육상 진출이 결국 공룡, 포유류, 인류로 이어지는 육상 생태계의 역사를 열었다.

육상 진출이란 수중 환경에 적응해 살아가던 생물들이 건조하고 자외선이 강하며 중력이 직접 작용하는 육상 환경으로 이동하는 진화적 전환을 말한다. 물속에서 육지로 나온다는 것은 호흡 방식, 수분 보호, 중력 지지, 번식 방법 등 거의 모든 생리적 시스템을 재편해야 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전환이 한 번에 일어난 것이 아니라 수억 년에 걸쳐 여러 생물군이 각자 독립적으로 이루어냈다.

 

생명의 육상 진출 과정 — 고대 바다에서 육지로 이동하는 식물, 절지동물, 사지류의 순서

식물이 먼저 육지를 개척했다 — 육상 식물의 등장

동물보다 식물이 먼저 육지에 올라왔다. 약 4억 7000만 년 전(오르도비스기)에 최초의 육상 식물이 등장했다는 화석 및 포자 증거가 있다. 초기 육상 식물들은 현재의 이끼처럼 키가 낮고 단순한 구조를 가진 것들이었다. 뿌리, 줄기, 잎이 명확하게 분화된 구조가 아니었으며, 번식을 위해 여전히 물에 의존했다.

육상 식물이 등장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핵심 문제를 해결해야 했다. 첫째는 건조함이다. 수중 생물은 세포 안팎의 수분 균형을 주변 물에 맡길 수 있지만, 육지에서는 자체적으로 수분을 보존해야 한다. 이것을 위해 초기 육상 식물들은 큐티클층(cuticle)이라 불리는 방수 외피를 발달시켰다. 둘째는 중력이다. 물속에서는 부력이 몸을 지지해주지만 육지에서는 그것이 없다. 식물이 키를 높이려면 세포벽을 강화하는 리그닌(lignin) 같은 구조 물질이 필요하다. 셋째는 무기질 흡수다. 물속에서는 영양분이 주변에 녹아 있지만, 육지에서는 토양에서 능동적으로 빨아올려야 한다.

약 4억 2000만 년 전(실루리아기)에는 최초의 관다발 식물이 등장했다. 관다발(vascular system)이란 물과 영양분을 효율적으로 식물 전체에 분배하는 내부 운반 시스템으로, 이것이 생기면서 식물은 키를 훨씬 높일 수 있게 됐다. 데본기(약 4억 1900만~3억 5900만 년 전)에는 최초의 나무들이 등장했고, 석탄기에는 현재로 치면 열대우림에 해당하는 거대한 육상 삼림이 지구 전체를 뒤덮었다.

동물의 육상 진출 — 절지동물이 먼저, 척추동물이 나중에

식물이 육지를 개척하면서 먹을 것과 은신처가 생기자, 동물들도 뒤를 따랐다. 그러나 동물의 육상 진출 역시 하나의 사건이 아니라 여러 계통에서 독립적으로 여러 차례 일어났다.

절지동물이 척추동물보다 훨씬 먼저 육지로 올라왔다. 약 4억 3000만 년 전의 지층에서 지네처럼 생긴 초기 육상 절지동물의 화석이 발견됐다. 외골격(exoskeleton)을 가진 절지동물은 수분 손실을 막는 방어막을 이미 갖추고 있었기 때문에 육상 전환에 유리했다. 기관(trachea)이라 불리는 공기 수송 관이 산소를 직접 조직에 공급하는 방식도 육상 생활에 효율적이었다.

척추동물의 육상 진출은 약 3억 7500만 년 전 데본기에 시작됐다. 척추동물의 육상 진출에서 핵심 단계는 어류에서 사지류(tetrapod, 네 발 달린 척추동물)로의 전환이다. 이 전환의 결정적 증거를 보여주는 화석이 틱타알릭(Tiktaalik)이다. 2004년 캐나다 북극 섬에서 발견된 이 동물은 물고기와 사지류의 중간 형태로, 지느러미 안에 팔꿈치와 손목에 해당하는 관절이 있었다. 이것으로 물속에서 몸을 밀어올리거나 얕은 물가를 걸을 수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육상 척추동물이 해결해야 했던 문제들

물에서 육지로의 전환은 척추동물에게 절지동물과 식물이 해결한 것보다 더 복잡한 도전이었다. 어류는 아가미로 물속의 산소를 추출한다. 육지에서는 허파로 공기에서 산소를 뽑아야 한다. 일부 물고기는 이미 기초적인 허파를 갖고 있었다. 현재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호주에 사는 폐어(lungfish)가 그 예로, 이들은 물이 마를 때 공기 호흡을 할 수 있다.

중력을 버티는 것도 큰 문제였다. 물속에서는 부력이 몸의 무게를 상쇄해주지만 육지에서는 몸 전체의 무게를 다리로 지탱해야 한다. 초기 사지류들은 아직 이것에 완전히 적응하지 못해, 다리가 있어도 몸은 끌듯이 움직였다. 현재 악어의 보행 방식이 이 초기 단계와 비슷하다.

번식도 육상 적응에서 핵심 과제였다. 초기 육상 척추동물인 양서류는 알을 물에 낳아야 했다. 파충류가 등장하면서 처음으로 방수 막으로 싸인 양막란(amniote egg)이 진화했다. 이것으로 파충류는 물에서 완전히 독립해 육지 어디서나 번식할 수 있게 됐다. 양막란의 진화는 육상 척추동물이 지구 전체로 퍼져나가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틱타알릭 — 어류와 사지류의 중간 화석, 지느러미 안에 팔꿈치 관절을 가진 데본기 생물

마무리

바다에서 육지로. 이 전환은 생명이 스스로의 환경을 바꾸는 데 한계를 두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처음에는 이끼 수준의 식물이, 그다음에는 지네 같은 절지동물이, 그리고 마침내 틱타알릭 같은 생물이 지느러미를 발로 바꿔가며 물가에 발을 들였다. 그 발자국이 결국 공룡, 포유류, 그리고 인류로 이어지는 4억 년의 육상 생명 역사의 첫 걸음이었다.

다음 편에서는 육상에서 일어난 또 다른 놀라운 전환을 다룬다. 세 번의 독립적인 계통에서 각자 하늘을 나는 방법을 발명한 비행의 진화, 그리고 깃털 공룡이 새로 이어지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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