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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브리아기 미스터리

11. 캄브리아기 미스터리 , 비행의 진화 — 하늘을 나는 방법은 어떻게 세 번

11. 캄브리아기 미스터리 , 비행의 진화 — 하늘을 나는 방법은 어떻게 세 번 독립적으로 발명됐는가

하늘을 날기 위해서는 공기를 밀어내는 충분한 양력과, 그 힘을 만들어낼 날개가 있어야 한다. 이것이 가능한 생물이 지구 역사에서 등장하기까지는 수억 년이 걸렸고, 그 발명이 세 번 독립적으로 이루어졌다. 곤충, 비행 파충류(익룡), 그리고 새(공룡의 한 계통)다. 포유류에서도 박쥐가 네 번째 독립적인 비행을 발명했다. 각 계통이 전혀 다른 방식으로 날개를 만들었다는 것이 비행의 진화를 둘러싼 가장 흥미로운 사실이다.

비행의 독립적 진화란 서로 공통 조상 없이 각자 비행 능력을 발달시킨 것을 말한다. 동일한 결과(비행)가 서로 다른 해부학적 해결책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이것을 수렴 진화(convergent evolution)라고 한다. 비행의 경우 날개를 구성하는 구조가 각 계통에서 완전히 다르다. 곤충의 날개는 외골격에서 유래한 키틴질 구조이고, 익룡은 손가락 하나가 극도로 길어진 것에 막이 붙은 구조이며, 새는 앞다리 전체가 깃털로 덮인 구조다.

 

비행의 독립적 진화 비교 — 곤충, 익룡, 새, 박쥐의 날개 구조 차이 해부도

곤충의 비행 — 하늘을 가장 먼저 정복한 생물

동물 중 가장 먼저 하늘을 난 것은 곤충이다. 약 3억 6000만

4억 년 전(데본기

석탄기)에 최초의 날아다니는 곤충이 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것은 다른 어떤 동물보다도 약 1억 년이나 앞선 것이다.

곤충이 어떻게 날개를 얻었는지에 대한 기원 이론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나뭇잎이나 높은 곳에서 활강하다가 날게 됐다는 '위에서 아래로' 가설이고, 다른 하나는 수면 위에서 먹이를 잡거나 도망치는 과정에서 점프를 발달시키다가 날게 됐다는 '아래에서 위로' 가설이다. 아직 어느 쪽이 더 정확한지 결론이 나지 않았다.

석탄기에 산소 농도가 현재보다 훨씬 높았던 시기, 곤충들의 몸집이 극적으로 커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날개 폭이 70cm를 넘는 거대 잠자리 메가네우라(Meganeura)가 이 시기를 대표한다. 곤충은 허파 대신 기관(trachea)이라는 관을 통해 직접 조직에 산소를 공급하는데, 이 방식에서는 산소 농도가 높을수록 더 큰 몸집을 유지할 수 있다.

익룡의 비행 — 손가락 하나로 하늘을 날다

익룡(pterosaur)은 공룡과 동시대를 살았지만 공룡이 아니다. 둘 다 이룡류(archosaur)에서 갈라진 별개의 계통이다. 익룡의 날개는 독특하다. 앞발의 네 번째 손가락이 극도로 길어지고, 그 끝에서 몸통과 뒷다리까지 이어지는 얇은 피부막(翼膜, patagium)이 날개를 이룬다.

이 구조는 박쥐의 날개와 외형이 비슷해 보이지만, 박쥐의 날개가 다섯 개 손가락 모두가 길어진 것에 비해 익룡은 한 손가락만 길어진 것이다. 이 미묘한 차이가 두 계통이 완전히 독립적으로 비행을 발명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익룡은 트라이아스기 말(약 2억 2800만 년 전)에 등장해 백악기 말(6600만 년 전) 소행성 충돌로 함께 사라졌다. 가장 큰 익룡인 케찰코아틀루스(Quetzalcoatlus)는 날개 폭이 10~11m에 달했다. 이것은 현재 어떤 새보다도 훨씬 크며, 이 크기로 비행이 가능했는지를 두고 아직도 연구가 진행 중이다.

새는 어떻게 공룡에서 나왔는가 — 깃털의 역할

새는 공룡이다. 정확히는 수각류(theropod) 공룡의 한 계통에서 진화했다. 이것은 현재 진화생물학과 고생물학에서 거의 논란이 없는 정설이다. 닭, 독수리, 참새 — 오늘날 지구에 사는 모든 새는 중생대 공룡의 직계 후손이다.

비행하는 새가 어떻게 땅을 걷는 공룡에서 나왔는지는 오랫동안 논란이었다. 그 핵심은 중간 단계의 문제다. 날개가 충분히 발달하기 전, 반쯤 완성된 날개가 어떤 이점을 줄 수 있었는가. 반쯤 완성된 날개는 날기에도 부족하고 달리기에도 방해가 될 것처럼 보인다.

이 문제의 해답은 중국과 몽골에서 쏟아져 나온 깃털 공룡 화석들이 제공했다. 시노사우롭테릭스(Sinosauropteryx)를 시작으로 수십 종의 깃털 달린 수각류 공룡이 발견됐다. 이들이 깃털을 가진 이유가 처음부터 비행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깃털의 초기 기능은 체온 유지였을 가능성이 높다. 소형 공룡들이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단열재로 깃털을 사용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알을 품을 때 날개를 벌려 알을 감싸는 행동도 기록됐다. 짝짓기 과시 행동에 화려한 깃털을 사용했을 가능성도 있다. 이렇게 비행이 아닌 다른 목적으로 깃털이 발달한 뒤, 어느 시점에 활강이나 나무 위에서 뛰어내리는 데 도움이 되면서 점점 비행에 특화된 방향으로 선택됐다는 시나리오가 유력하다.

미크로랍토르(Microraptor)는 이 전환의 흥미로운 중간 단계를 보여준다. 앞다리와 뒷다리 모두에 깃털이 달린 네 날개 형태의 소형 공룡으로, 나무 위에서 활강하며 이동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것이 두 날개의 비행으로 이어지는 중간 단계였을 수 있다.

 

깃털 공룡과 새의 진화 — 미크로랍토르와 시조새를 연결하는 공룡에서 조류로의 전환

박쥐의 비행 — 포유류가 하늘을 발명한 방법

박쥐는 포유류 중 유일하게 능동적 비행을 하는 동물이다. 박쥐의 날개는 손가락 다섯 개가 모두 극도로 길어지고, 그 사이를 얇은 피부막이 잇는 구조다. 이 구조는 익룡(한 손가락)이나 새(깃털로 변형된 앞다리)와 또 다르다.

박쥐는 약 5200만 년 전(에오세) 화석 기록에 처음 등장한다. 이미 이 시기 화석인 오닉토닥틸루스(Onychonycteris)는 완전한 날개를 갖고 있었지만, 현재 박쥐가 가진 반향정위(echolocation) 시스템은 아직 완전하지 않았다. 이것은 비행이 먼저 진화하고 반향정위가 나중에 발달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박쥐의 직접 조상이 무엇인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작은 나무 위 포유류에서 시작해 나무 사이를 활강하다가 날게 됐다는 가설, 나뭇가지에서 곤충을 잡다가 뛰어오르는 과정에서 날게 됐다는 가설 등이 있지만, 중간 단계 화석이 거의 없어 확인하기 어렵다.

 

박쥐 날개 구조 — 다섯 손가락 모두 극도로 길어지고 피부막이 연결된 포유류 비행 기관

마무리

비행은 어렵다. 몸의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하고, 에너지 소비도 엄청나다. 그럼에도 이 능력이 적어도 세 번, 어쩌면 네 번(박쥐 포함) 독립적으로 진화했다. 이것은 하늘이 제공하는 생태적 이점이 그 어려움을 극복할 만큼 강력하다는 증거다. 포식자를 피하고, 더 넓은 영역을 탐색하고, 먹이를 더 효율적으로 사냥할 수 있는 이 능력은 진화 역사에서 반복해서 선택됐다.

다음 편에서는 이 시리즈의 마지막 주제로, 과거 생명을 현재로 되살리는 것이 가능한지를 다룬다. 빙하 속에서 수만 년을 잠자고 있던 매머드의 DNA로 이 동물을 복원할 수 있는가, 그 가능성과 한계를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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